성수 데이트코스 – 마씨 / 뵈르뵈르 / 시옹마오 / 파라마운트 피커스 등

성수동은 두말 하면 입 아픈 서울의 대표적인 핫플레이스로, 현시점 가장 힙한 동네가 아닐까 싶다. 명품 패션 브랜드부터 시작해 다양한 산업군의 온갖 팝업 스토어가 열리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찾는 명소가 되었다.

카페와 맛집, 그리고 다양한 복합문화공간과 패션 브랜드 스토어가 눈에 채일 정도로 많고, 좀만 걸어가면 서울숲과 한강을 끼고 있어 데이트하기 정말 좋다. 그만큼 방문객이 정말 많아 번잡스럽고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식당에서 밥 먹기도 쉽지 않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그래도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다는 점은 팩트이다.

성수동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을 때는 ‘제레박의 성수교과서’라는 인스타그래머를 팔로우 하면 좋은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다. (@zele._.park / https://www.instagram.com/zele._.park/) 이 분에 의하면, 성수 상권은 크게 열 군데로 나눌 수 있다.

그 중에서 제일 메인이 되는 상권은 ‘서연무장길’인데, 최근 들어서 ‘동연무장길’ 또한 상권이 갖춰지고 있다. (서연무장길, 동연무장길이 정식적 도로명명은 아니며, 연무장길이라는 긴 거리를 동, 서로 나누어 구분기 위해 임의로 붙인 걸로 알고 있다.)

성수 상권이 이제는 워낙 커져서 모든 곳을 한 번에 설명하고 소개하기란 불가능에 가깝고, 이번 8월과 지난 3월에 방문했던 연무장길의 맛집과 카페 몇 곳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 서연무장길 : 마씨(Massi) / 헤븐센스 / 뵈르뵈르 / 시옹마오
  • 동연무장길 : 파라마운트 피커스 / 위스탠커피 / 라지라프


성수 데이트코스 – 서연무장길

마씨(Massi)

성수 돈까스 맛집 마씨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상당한 맛에 놀랐던 돈까스 맛집 마씨(Massi). 안심과 특등심을 하나씩 주문해 먹었는데 둘 다 만족스러웠다. 사진으로 보면 느껴지듯이 선홍빛의 고기는 부드럽고, 튀김옷의 두께도 적당했다. 소스는 아마도 과일이 많이 들어간 것으로 예상되는 상큼한 맛이다. (역시나 네이버지도 매장 소개글을 보니 사과, 토마토, 바나나를 사용해 만든 소스라고 한다.)

가격은 등심카츠 16,000원(등심 13,000원), 안심카츠 14,000원. 경양식이 아닌 프리미엄 돈카츠 매장임을 감안했을 때 합리적인 가격. 매장 인테리어는 큰 특색은 없지만 깔끔하며, 테이블마다 있는 태블릿으로 주문하는 방식이고, 출입구에 손 씻는 세면대가 있어 좋았다. 마씨에서의 맛있는 점심 식사로 성수 투어를 시작해 기분이 좋았던 날이다.

헤븐센스 성수연무장점

요즘 핫하다는 거리마다 꼭 하나씩 있다는 헤븐센스라는 브랜드의 성수 점이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인스와 관련된 상품을 파는 곳이다. 집에 하나 쯤은 있으면 좋은 인센스. 헤븐센스 매장에는 정말 다양한 종류로 갖춰져 있어서 지나갈 때마다 방앗간 지나치지 못하는 참새 마냥 들러서 구경하는 편이다. 가격대도 부담 없어서 지나가다 보이면 들러보길 추천한다. 위에서 소개한 마씨 매장 바로 근처에 있다.

뵈르뵈르

‘버터’를 주제로 한 음식으로 F&B씬에서 꽤 핫해져버린 어반자카파의 보컬 박용인씨가 운영하는 아이스크림 브랜드이다. 뵈르(beurre)는 프랑스어로 ‘버터’라는 뜻이며, 편의점에 없어서 못사먹었던 버터맥주(블랑제리뵈르) 또한 박용인의 작품이었다. (정확히는 버터맥주가 아닌, 버터향 합성원료가 첨가된 맥주라고 봐야하지만.)

블랑제리뵈르의 경우도 선풍적인 인기는 끌었지만, 화제성에 비해 전문가나 대중들의 평가가 엄청 좋지는 않았기에 뵈르뵈르에 대한 기대도 사실 크게 없었고, 정말 단순한 호기심에 방문했던 곳이다.

뵈르뵈르 매장은 일단 내부가 협소한 편이라 착석해서 먹기에는 쉽지 않고, 테이크아웃으로 들고 나와 먹었다. 맛은 전체적으로 달고 끈적한 느낌이다. 나쁘진 않았으나, 블랑베리뵈르 때와 같이 화제에 비해서는 평이한 수준이었다. 마케팅의 승리. 위치는 성수동에서 가장 웨이팅이 긴 맛집 중 하나인 ‘소문난 감자탕’ 옆에 있다.

시옹마오

  • 영업시간 : 평일 기준 11:30 ~ 21:30 (브레이크타임 15:00 ~ 17:30 / 정기휴무 매주 월요일 / 라스트오더 20:30)
  • 인스타그램 : @xiongmao_asianfood (https://www.instagram.com/xiongmao_asianfood)

퓨전 중식으로 유명한 ‘시옹마오’. 시옹마오는 중국어로 ‘팬더’라는 뜻이라고 한다. 매장 이름에 걸맞게 곳곳에 귀여운 팬더 캐릭터 그림과 소품으로 채워져 있었다. 난 맛과 별개로 이렇게 컨셉이 확실한 공간이 좋다.

우린 베스트 메뉴인 우육면, 어향가지, 치킨바오를 주문했다. 난 가지를 잘 안먹는 편이지만 어향가지에 대한 리뷰가 워낙 좋아서 시켜봤는데, 소스가 전체적으로 너무 달아서 내 입맛엔 맞진 않았다. 우육면은 먹을만 했으며, 앞선 두 메뉴보다 치킨바오가 정말 맛있었다.

브레이크타임 끝나고 저녁 타임 오픈하자마자 들어왔음에도 이미 서너 테이블이차있었으며, 우리가 나갈 때는 웨이팅도 있었으니, 주말에 방문할 계획이라면 조금 서두르는 편이 좋겠다.


성수 데이트코스 – 동연무장길

파라마운트 피커스

이젠 동연무장길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파라마운트 피커스는 온라인으로 전개하던 편집샵이었는데, 최근에 오프라인 매장을 성수에 오픈했다. 패션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빈티지 모자 맛집으로 알려진 곳. 나 역시 온라인에서 몇 번 구매를 해본 경험이 있고 지금도 가끔 홈페이지에 들러 새로 입고된 상품을 구경하는 편인데,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했다는 소식을 듣고 성수에 가거든 한번은 방문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터였다.

매장이 크진 않고, 상품은 모자 위주이다. 모자의 대부분은 나이키에서 가장 기본 아이템인 나이키 헤리티지 86 모델과 미국의 여러 도시 또는 브랜드가 콜라보한 제품으로 채워져 있다. 빈티지는 막상 사려고 마음 먹으면 상태가 아쉬운 경우가 많았는데, 파라마운트 피커스의 상품은 대부분 깨끗하고 잘 정리되어 있어 구매욕구가 훅 올라왔지만 잘 참아냈다. 모자 살 계획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성수동 간 김에 파라마운트 피커스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위스탠커피

성수동에서 발에 채이는 게 카페라지만, 방문객 또한 그만큼 많아 조금이라도 분위기 있어보이는 카페는 대부분 만석이다. 위스탠커피는 카페를 찾아 하염없이 걷다가 우연히 찾은 곳인데, 트랜디한 것 보다는 한적하고 탁 트인 공간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추천하는 곳이다.

KT&G 상상플래닛에서 운영하는 카페로, 층고가 일반 건물 3개층 높이이며 좌석간 간격이 엄청 넓다. 사람에 치여 정신없던 성수 투어에서 한 숨 돌리게 해준 힐링 스팟. 위스탠커피에서 추천하는 자리는 빈백 자리이다. 앉으면 보이는 맞은 편 통유리로 성수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 할 수도 있고 여유롭게 커피를 즐기기에 정말 편한 자리. 이 곳에 앉아 낮잠도 살짝 잤다. 바로 옆에 있는 퍼프아웃이라는 카페가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다양한 음료 메뉴로 승부하는 것과 정말 대조적인 카페. 사진을 못찍어 아쉽네.

라지라프

내슈빌 핫치킨 버거 맛집으로 정말 유명한 르프리크의 세컨 브랜드 라지라프. 샌드위치와 콤부차를 메인으로 하는 레스토랑이다. 매장 내부 인테리어가 고급스럽고 깔끔하며 접객이 좋았다.

맛도 훌륭했고 플레이팅이 예뻐 사진 찍기 좋아 데이트 코스로 기분 내기 좋은 장소이다. 유일한 단점은 가격. 음식의 수준이 뛰어난 것과 별개로 샌드위치 가격이 12,000원에서 14,000원 사이이니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샌드위치의 가격을 훌쩍 뛰어넘어 충분히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다.


성수 데이트코스 계획시 유의사항

성수동은 어딜 가나 사람이 정말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각오하고 가야한다. 그나마 동연무장길 쪽이 덜 붐비지만, 얼마 전에 EQL 오프라인 매장이 오픈했고 여기저기 공사 중인 오피스 건물들이 추가로 완공되면 이 곳 역시 트래픽이 엄청나질 것이다.

그래서 성수는 주말 보다는 평일 방문을 추천하며, 가고 싶은 맛집이 있다면 사전에 예약을 하거나 오픈시간에 맞춰 혹은 더 일찍 방문하기를 바란다. 저녁 피크 시간에 넋놓고 있다가는 눈에 보이는 모든 밥집이 만석이라 맘에 들지 않는 곳에서 식사해야 하는 경우가 반드시 생길 듯.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