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JTBC 서울마라톤 풀코스 2편 : 8월 훈련 후기

올해 11월 5일에 있을 JTBC 서울마라톤이 오늘로서(9/1) 이제 D-65일, 약 2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폰에 설정해둔 D-DAY를 볼 때마다 훈련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압박감이 느껴진다. 내가 왜 사서 이런 고생을 하나 싶은 생각도 많이 든다. 그냥 가끔 올림픽공원이나 뛰면서 행복런이나 하면 좋을텐데.

그러는 동시에 조금은 두근거리기도 하다. 내가 정말 마라톤 풀코스를 뛸 수 있을까? 꾸준히 훈련하면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 말이다.


이번 JTBC 서울마라톤 풀코스 대비 훈련에 관한 포스팅 1편도 있으니 읽어보시길

2023 JTBC 서울마라톤 풀코스 1편 : 훈련의 시작


러닝 APP – 런데이가 제일 낫더라

나이키 런클럽, 트랭글, 런데이 이렇게 세 가지 APP을 모두 켜놓고 달렸다. 예전부터 가장 많이 쓴 APP은 나이키 런클럽인데, 같은 GPS 신호를 받는데도 나이키 런클럽만 엉뚱한 코스로 기록을 해놓는 경우가 세 번에 한 번 꼴로 발생했다. 그러다 보니 러닝 기록도 나이키가 보통 더 잘 나왔다. (왜 이런 오류가 발생하는 건지 아시는 분 있으면 댓글 좀 달아주세요…)

나이키 런클럽의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풀코스 대비 훈련 시작 때부터 트랭글과 런데이를 같이 켜놓고 쓰는데, 정확도 측면에서는 런데이가 가장 우수한 것 같다. (내 체감상 그렇다는 것임)


8월 훈련량

런데이 APP으로 기록한 8월 러닝
런데이 APP으로 기록한 8월 러닝

아무튼 런데이 기준으로 8월 한 달 동안 101.5km를 달렸다. 일단 계획한대로 100km는 달성했다!! 31일 중 18일 달렸고, 한번 달릴 때 마다 약 5.6km를 달렸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평속 6’00”에 딱 맞췄다.

물론, 풀코스 대비로는 부족한 훈련량임을 알고 있다. 일단은 러닝을 다시 시작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9~10월에는 강도를 확 올려볼 예정이다. 날씨도 시원해지고 몸도 좀 풀렸으니 미친듯이 달려봐야지.


서울마라톤 풀코스 대비 8월 훈련 후기

월 누적 100km는 생각보다는 뛸 만 했다

달리는 게 어느 정도 습관이 되니 길게는 안(못) 뛰어도 적어도 이틀에 한번 정도는 나가서 뛰는게 어렵지 않았다. 한 번 나가면 정말 짧아도 3km는 뛰었다. 한여름부터 대비 훈련을 시작한터라 목표를 낮게 잡은 이유도 있지만, 어쨌든 다소 수월한 수준이었다. 9월 목표는 월 누적 150km인데 여차하면 200km까지도 달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코로 숨 쉬며 뛰는 훈련에 적응했다

평소 달리기 습관을 생각해보면 처음엔 코로 숨 쉬며 뛰다가 조금만 힘들면 바로 입으로 쉬며 뛰었다. 입으로 숨 쉬며 달렸던 것이 러닝을 하고 나면 과하게 목과 입 안이 마르고 숨이 거칠었던 주된 이유였던 것 같다. 이제는 코로 숨쉬며 쭉 달리는 것이 제법 익숙해져서 불편하지 않다.

일상생활에서도 입 호흡보다 코 호흡이 건강에 훨씬 좋다고하니 다들 코 호흡하는 연습을. (누군가는 코호흡이냐 입호흡이냐의 문제가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까지 말함)

※ 코호흡의 장점 : 체내 습도와 온도 조절, 공기 필터링, 입 호흡시 발생되는 입 안 건조함 / 충치 / 잇몸질환 문제 해결, 수면의 질 향상 등

Kelvin Valerio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810775/

생각보다 속도가 나지 않았다

날씨가 동남아 마냥 너무 덥고 습했다. 올해가 유독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오랜만에 뛰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속도가 잘 안 났다. 마음만 먹으면 5’30” 언더로 쉽게 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잘 안됐다. 그래도 여기저기 찾아보니 달리기 초보들은 너무 속도에 집착하지 말라고 하더라. 길게 오래 뛰는 거에 더 초점을 맞추라고. (그런데 난 길게, 오래도 뛰지 않아서 문제.) 그래도 9월 이후로 날씨가 서늘해지면 속도를 올리는데 여름처럼 어렵진 않을 것 같다.

※ 참고로 풀코스 SUB4를 달성하려면 5’40”의 속도로 내내 달려야 한다고 한다.

LSD 훈련을 못했다

20km 이상의 LSD 훈련을 못했다. 풀코스 마라톤 훈련은 짧은 거리를 자주 뛰는 것보다는 LSD 훈련을 해줘야 한다고 하던데, 나는 정반대의 스타일로 훈련했다. 일단은 짧은 거리라도 달리는 습관을 만든 것에 만족해야지.

※ LSD : Long Slow Distance의 약자로, 1km 7~8분 페이스로, 1시간에서 1시간 반 이상 달리는 것을 의미한다. 스피드 훈련이 아니므로, 거리가 아닌 천천히 오래 뛰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뛰는 훈련 방식이다.


서울마라톤 풀코스 대비 9월 훈련 계획

8월은 누적 거리 150km 도전

월 누적 150km를 뛰려면 30일 매일 뛴다는 가정을 할 때는 하루 평균 5km, 한 달의 2/3인 20일만 뛴다고 가정한다면 한 번 뛸 때마다 평균 7.5km를 뛰어야 한다. 요새 날씨도 슬슬 시원해지고 컨디션이 나쁘지 않아 적어도 평균 6km 이상은 뛰고 있는데, 지금보다 더 부지런히 그리고 길게 밤낮으로 뛰어야 한다. 그러려면 평소에 컨디션 관리와 체중 조절도 확실하게 해둬야지.

8월보다 속도를 많이 올려보자

위에서 언급했듯이 SUB4를 달성하려면 42km를 달리는 내내 5’40”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고 한다. 9월에는 지속적으로 속도를 올려서 9월 누계 기록을 5’50” 언더로 맞출 수 있도록 해봐야겠다.

LSD 훈련과 업힐 훈련을 섞어 고강도 진행하자

이것도 못한다고 징징댈 수는 없다. 마라톤 풀코스는 일반적인 LSD보다도 훨씬 긴 42km를 뛰어야 한다. 특히 35km 이후부터는 정말 뛰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지옥이라고 한다. 내가 주로 뛰는 올림픽공원 곳곳에는 지옥 간접 체험을 위한 업힐 구간이 준비되어 있으니 적극 활용해볼 예정이다.


러닝화 구매 계획

어느 정도 돈을 써줘야 애정도 생기고 훈련할 맛도 생기는 법. 9월 중에는 러닝화도 새로 구매할 예정인데, 아직 뭘 사야 할 지 결정하지 못했다.

디자인은 나이키 레이싱화가 제일 화려하고 예쁜데(알파플라이, 베이퍼플라이 시리즈), 가격도 부담되고 매물도 별로 없으며, 무엇보다 안정성이 떨어져 초보자, 중급자에게는 맞지 않는다는 평이 많다. 이런 레이싱화, 카본화는 오래 뛰면 발목과 무릎이 많이 아프고 피곤해져서 고생한다고 한다. 그래도 궁금해…

나이키 베이퍼플라이3
나이키 베이퍼플라이3

그 다음 고려 중인 러닝화는 아식스 메타스피드. 앞서 언급한 나이키 알파플라이, 베이퍼플라이와 같은 카본화인데, 카본화 치고 안정적인 편이라는 평가가 있다. 디자인도 나이키 수준은 아니지만 타 브랜드에 비해 잘 뽑힌 것 같다. 아식스의 노바블라스트3는 카본화는 아니지만, 데일리 러닝화로 아주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같이 고려 중이다.

사실 국내외 러닝 유투버들이 가장 추천하는 브랜드는 서코니 엔돌핀 시리즈. 근데 디자인이 정말 극악이다. 운동은 멋으로 하는 맛도 있는데, 아무리 성능이 좋다 한들 이 공대생이 만든 듯한 디자인에 손이 자주 갈지 모르겠다.

서코니 엔돌핀 스피드3
서코니 엔돌핀 스피드3. 화이트 컬러는 그나마 봐줄만 하다.

서울에는 발 분석을 해주고 러닝화 추천을 해주는 곳들이 몇 군데 있다. (런너스 클럽, 플릿러너, 아식스 강남직영점) 끝까지 결정 못하면 이 곳에 가서 분석도 한 번 받아볼까 고민 중.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