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 5일 후지산 여행 – 가와구치코 편(2)

가와구치코에서의 첫 날은 호우토우, 그리고 객실로 돌아와 캔맥주로 마무리했다. 별로 한 게 없는데 몸부터 이렇게 지치는거 보면 나이를 먹고 있다는게 확실하다. (주변에 자주 하는 얘기지만 운동체력과 생활체력은 뚜렷한 양의 상관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지난 이야기 → 4박 5일 후지산 여행 – 가와구치코 편(1)


가와구치코에는 아침 먹을 만한 곳이 없어요

가와구치코에 있던 2박 동안 아침은 모두 편의점으로 때웠다. 점심을 거하게 먹기 위함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아침 먹을 만한 곳이 없다. 아니 점심, 저녁도 먹기 쉽지 않다.

시골마을 답게 구글지도에 영업여부가 제대로 업데이트 되어 있지 않다. 시내버스도 많지 않기 때문에 여러 옵션을 준비해서 다니는 것이 좋다.

둘째 날 점심도 점심으로 꼬치구이집을 가려고 했으나 공사로 임시휴업 중임을 다 도착해서야 알게 되었고… 역 근처의 Shaw’s Sushi Bar & Dining 이라는 곳을 방문했다. 업장도 깨끗하고 맛도 있었는데 가격대가 비싸서 아쉬웠던 곳. (2인 기준 7,000~10,000엔 예상) 이 가격이면 시즈오카에서 상급 마구로동을 먹고도 넉넉하게 남는다…

Shaw's Sushi Bar & Dining
Shaw’s Sushi Bar & Dining


가와구치코 호수 자전거 대여

구글지도에 자전거 대여(自転車レンタル)라고 검색하면 여러 곳이 나온다. 우리는 마침 호수 주변을 걷고 있어서 가까운 곳을 방문했다. 지도를 따라가보면 자전거 렌탈샵이 나오지 않는데, 바로 옆에 있는 ‘시키노야도 후지산’이라는 호텔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당황할 필요 없이 호텔 로비에 물어보면 된다.

전기자전거가 모두 대여 완료되어 어쩔 수 없이 일반 자전거를 빌렸다. 언덕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굳이 힘 빼지말고 가능하면 전기자전거로 빌리길 추천한다.

사람도, 차도 많이 없어서 자전거 타기에는 (초반까지는) 정말 좋았다. 타고 다니며 평소라면 바쁘게 지나쳤을 상점들도 괜히 들어가 보기도 했다. 다만, 일본과 우리나라의 차선 체계가 다르다는 점은 항상 염두하고 다녀야 한다.


IDE 사케 증류소 투어

📌 가와구치코 증류소 – Ide Sake Brewery

ide sake brewery

자전거를 반납하고 근처에 있는 사케 증류소로 갔다. 가와구치코가 특별히 사케로 유명한건 아니지만, 근처에 있다길래 찾아가봤다. 투어도 가능한데 예약을 해야하는 걸로 알고 있고, 우린 그냥 테이스팅만 했다. 테이스팅 비용은 인당 550엔.

550엔을 내면 코인을 5개 주는데, 저 사진에 있는 자판기 같은 머신에서 1코인당 한 잔씩 먹어볼 수 있다. ide 사케 증류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별도 포스팅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 관련 포스팅 → 4박 5일 후지산 여행 – Ide sake brewery (가와구치코 사케 증류소) 방문기


선물같이 찾아온 후지산

숙소에 돌아와 쉬면서 저녁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데 하늘이 조금씩 개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뒹굴거리며 더 쉬고 싶었지만 지금 아니면 다시 구름 속으로 숨어버릴 것 같다는 생각에 얼른 외투를 걸쳐 입고 숙소를 뛰쳐나왔다.

이틀 동안 온 동네를 누비며 봐왔던 – 가장 후지산을 보기 좋은 스팟인 가와구치코 브릿지(Kawaguchiko bridge)로 달렸다. 한 10분을 내리 달렸나 그리고 마주한 후지산!!

사실, 하루 종일 구름 낀 날이었고 가와구치코에 있는 내일 오전까지도 흐릴거라는 예보가 있어서 이 곳에서 후지산을 제대로 보는건 반 쯤은 포기한 상태였기 때문에 더욱 극적인 순간.

가와구치코 다리 가기 전 로손 방향으로 보이는 후산

가와구치코 브릿지에서 바라본 후지산

이 두 사진을 이번 후지산 여행에서 찍은 후지산 사진 중 가장 좋아하는데, 구름이 온전히 걷히지는 않고 후지산을 살짝 덮고 있는 모습이 참 예쁘다.


맛과 분위기 완벽했던 이자카야 MANSAI

📌 가와구치코 이자카야 추천 – MANSAI

가와구치코 이자카야 ‘MANSAI’

사실 이 곳은 첫날 저녁에 가려고 했던 곳인데, 우리가 영업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방문해서 허탕쳤던 곳이다. 나에겐 쓸데없는 오기 같은게 있는데, 이렇게 아쉽게 방문하지 못한 곳은 괜히 더 가고 싶어지고 결국 가고 만다.

MANSAI는 부부 내외가 운영하는 곳으로, 맛이 엄청 특별하다거나 이 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특유의 코지한 분위기와 친절함, 메뉴당 가격이 저렴하여 여러 종류를 주문해도 큰 부담이 없다는 점에서 대만족했다. (구글지도 평점도 표본이 적긴하나 현재 5.0 만점)

운 좋게(?)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손님이 우리밖에 없어 했고, 후지산을 보러 열심히 뛴 직후라 배고픈 나머지 메뉴를 엄청나게 시켰다. 그런 우리가 재밌으셨는지 서비스도 많이 주셨고 싹싹 긁어 먹었다. 가격은 8,310엔 지불했고, 다양한 음식과 맥주와 사케, 위스키까지 마신걸 고려하면 전혀 비싸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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