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포셋 연희 : 아날로그의 낭만이 있는 엽서 도서관

밥 먹고 카페, 밥 먹고 술집 같은 전형적인 데이트 코스는 최대한 지양하고, 새로운 공간에 가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때마침 방문한 연희동에 ‘엽서 도서관’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고 해서 바로 달려갔다. 바로 ‘포셋 연희(poset)’라는 곳이다.

포셋 연희 위치

  • 위치 :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92-18 연희빌딩 3층 (사러가마트에서 도보 8분)
포셋 건물 입구
건물 1층 이 표지판을 발견한다면 맞게 찾아온 것이다
포셋 간판
3층 매장 앞에 세워진 귀여운 간판

‘이런 곳에 무슨 엽서 가게가 있어? 잘 찾아온 거 맞아?’ 라는 생각이 드는 빌딩에 조용히 숨어있는 포셋. 지금껏 가봤던 대부분의 소품샵들이 찾아오기 쉬운 1층에 있었기 때문에, 계단을 올라가는 도중에도 의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포셋 연희 영업시간

  • 영업시간 12:00 ~ 20:00
  • 매주 월요일 휴무


귀여운 엽서 도서관, 포셋

연희동 메인 거리에서도 살짝 떨어진 곳, 건물 3층에 누가 방문할까 싶었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니 스무 명은 족히 넘은 사람들이 조용히 엽서를 고르고 있었다. 엽서에 진심인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단 말인가. 이미 몇 명은 구매한 엽서 위에 누군가를 위한 편지를 열심히 쓰고 있었다.

매장은 ‘엽서 도서관’이라는 말 외에는 다른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선반 위에 놓인 수없이 늘어선 엽서들과 그 것을 고르는 사람들.

엽서와 필기구 외에는 취급하지 않는 상당히 뾰족한 비즈니스임에도 잘 성장 시키면 이렇게 집객을 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포셋은 22년 연희동에 문을 연 이후, 지금은 부산 전포동에도 지점을 오픈했고, 최근에는 무지(무인양품) 강남점에도 샵인샵으로 입점했다.

나도 아주 가끔 엽서를 사는 입장에서, 엽서는 일반적으로 편지지보다 작기 때문에 편지를 쓰는데 부담이 없어서 좋다. 그리고 엽서마다 고유의 디자인이 있어 고르는 재미도 있고 인테리어로도 괜찮다. 가격 또한 정말 저렴하다. 포셋 연희에는 약 3,200여 종의 엽서가 있다고 하는데, 대부분 1,000원에서 비싸봐야 5,000원 이하이다.

포셋 연희에는 총 3,200여 종의 엽서가 있다고 한다.

포셋 엽서

포셋 엽서

포셋 엽서

포셋 연희에는 엽서를 쓸 수 있게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기록 보관함을 이용하는 사람만 네이버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엽서를 쓸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

포셋 기록 보관함 임대 서비스
기록 보관함 서비스

매장 한 켠에는 기록 보관함이라는 것이 있다. 한 달에 11,000원의 렌탈 비용을 내면 사진에 보이는 캐비넷 하나를 내 것처럼 쓸 수 있다.

기록 보관함 이용자는 네이버를 통해 테이블을 사전 예약하고 예약한 시간에 이용할 수 있다. (테이블을 아무나 쓸 수 있는게 아니었다.) 기록 보관함이 창의적이고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어도 적어도 나에겐 저렴한 가격은 아니라고 느껴졌는데, 테이블에서 엽서를 쓰고 있는 사람들이 몇 있는걸 보니, 기록 보관함도 이용률이 꽤 되나보다.

디지털, AI 같은 것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삶 속에 스며들고 있는데, 오히려 앞으로는 이런 아날로그적인 비즈니스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부산 전포동에 ‘포셋 전포’도 있다.(NC백화점 서면점 옆) 매장의 전체적인 무드는 포셋 연희와 비슷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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