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입구] 음주가의 책방 : 혼술족의 아지트

우리 커플은 저녁 먹고 카페가 아니라 주로 바에 간다. 서울대입구에서 타코를 먹고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음주가의 책방’을 찾았다. 마침 요즘 밀리의서재를 애용하고 있던 터라 가서 조용히 책이나 읽어볼 생각이었다. ‘음주가’의 ‘책방’이라니 언밸런스하면서도 재밌는 조합의 가게 이름이다.


음주가의 책방 위치, 운영시간

  • 위치 : 서울 관악구 관악로12길 3-14 지하1층 (2호선 서울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도보 5분)
  • 영업시간 : 17:00~24:00
  • 휴무 : 매주 월요일
  • 특이사항 : 큰 소리로 대화 불가(중요). 1~2인만 입장 가능. 반려동물 동반 가능. 예약 불가. 대기손님 있을 경우 이용시간 2시간

음주가의 책방은 서울대입구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주택가 골목으로 한번 꺾어 들어가야 한다. 꽤나 늦은 24시까지 영업한다.


혼술족들의 아지트 같은 공간, 음주가의 책방

음주가의 책방은 지하 1층에 있다.

음주가의 책방은 어느 빌라(?) 지하에 있는데, 자세히 보진 않았지만 지상 층은 일반 거주지로 사용되는 것 같았다. 지하까지 내려가서 입구를 마주하고서야 제대로 찾아왔음을 알았다.

큰 소리로 대화할 수 없다는 규칙이 있는 독특한 카페이자 바, 음주가의 책방

이 곳에는 특별한 규칙이 있다. ‘큰 소리로 대화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카페나 바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입장할 때부터 2인 그룹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다.

입장할 때부터 직원 분이 속삭이듯이 안내해준다. 대화가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모든 손님들이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책을 읽거나 자기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고요한 분위기에 압도되어 괜히 부스럭거리는 소리라도 낼까 조심하게 된다. 처음엔 서비스로 나온 과자 먹는 소리도 살짝 민망할 정도의 분위기였는데, 어느 새 적응하고 책을 읽었다.

바이기도 한 음주가의 책방에서는 여러 와인을 판매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이 곳은 와인바이기 때문에 와인을 비롯해서 집어먹을 수 있는 간단한 안주거리와 맥주, 위스키, 논알콜 음료가 있다. 글라스 와인도 판매하고 있어 지출에 큰 부담은 없다. (글라스 와인 9,000원 내외) 후기를 보니 안주들의 퀄리티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선반에는 신의 물방울 같은 만화책도 있다

음주가의 ‘책방’이기 때문에 책도 꽤 비치되어 있다. 책 종류가 많은 편은 아니다. 한 켠엔 우리나라 와인 시장이 확대되는데 큰 영향을 준 만화책 ‘신의 물방울’도 있었다. 20년 전 쯤에 즐겨 읽었는데…

나는 밀리의 서재로 평소에 읽고 있던 책을 마저 읽었다. 종이책만 보던 쓸데없는 고집이 때문에 전자책이라는 신문물을 이제서야 접하게 되었다. 올 해 ‘독서하기’라는 새해 목표를 세운 사람이 있다면 밀리의 서재 강력 추천한다.

전체적으로 따뜻한 분위기의 공간

좌석이 많은 편은 아니다. 다 합쳐서 대략 12인 정도가 최대 수용 가능 인원인 것 같다. 우리가 들어오고 나서 두 세 팀이 뒤이어 찾았는데 자리가 없어서 돌아갔다. 다른 가게들과 확실한 차별점이 있다보니 수요도 발생하는 것 같다.

바테이블 쪽에서 무언가를 아주 열심히 작업하시던 분의 뒷모습

집 주변에 이런 곳이 있었다면 주기적으로 이용했을 것 같다. 좀 괜찮다는 카페들은 입소문이 빨리 퍼져 북새통을 이뤄 사람에 치이기 마련인데, 보다 아늑하고 조용하면서 좋아하는 술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공간이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저 세상과 단절된 느낌을 서울 도심 한 가운데서 느끼게 해준다.

멤버십 회원제도 운영하고 있었다. 3개월에 25,000원. 혜택은 매월 프리 드링크 1잔, 콜키지 무료, 결제금액 5% 적립 정도. 단골 만들기에 나쁘지 않은 적당한 전략이었다. 실제로 얼마만큼의 수익을 내고 있는지 개인적으로 상당히 궁금한 업장이다.

아늑한 공간에서 와인도 한 잔하고 책 읽다가 지루해지면 불멍하니 뭔가 힐링되는 느낌이었다. 대충 2시간 정도를 보내고 나왔는데 바깥 세상이 이렇게 시끄러운지 몰랐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양산형 카페, 바 보다는 이런 개성있고 재밌는 곳이 앞으로도 더 많아졌으면 한다.

그러고보니 벌써 다섯 번째 바 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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