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아날로그 가든 : 호주식 브런치 카페

우리나라 사람보다 외국인 손님이 더 많다는, 호주식 브런치를 제공하는 홍대 아날로그 가든에 방문했다. 2014년 오픈하여 올해로 벌써 10년차를 맞이하는 홍대에서 터줏대감 같은 브런치 카페. 아침 일찍 찾아가 여유롭게 아침 메뉴와 커피를 즐긴 후기를 소개한다.

아날로그 가든 위치

  • 위치 :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동교로 145

아날로그 가든은 홍대입구역과 합정역 사이, 이 근방에서는 상당히 조용한 편에 속하는 거리에 있다. 맞은 편에는 커피로 유명한 ‘히트커피로스터스 서교점’이 있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도를 보니 ‘방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횟집인 ‘바다회사랑 2호점’도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그리고 이전에 소개한 ‘카와카츠’의 본점도 도보로 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호주식 브런치란?

가게를 리뷰하기에 앞서, 아날로그 가든은 ‘2014년 11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호주식 브런치와 커피를 제공하는 공간’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면 호주식 브런치라는 무엇인가? 구글링을 해보았는데, 호주식 브런치란 이렇다라는 아주 구체적이고 명확한 정의는 찾지 못했다.

호주식 브런치에 대한 다소 모호한 설명들이 많았는데, 종합적으로 정리해본다면,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한 계란과 베이컨, 토마토, 버섯, 과일 등을 베이스로 한다는 점에서 미국이나 영국의 브런치와 비슷하지만, 문화의 용광로답게 다양한 식재료를 추가하며 실험적인 레시피를 추구하는 음식‘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덧붙이자면 호주인들은 아보카도를 좋아하여 아보카도가 들어간 메뉴들이 많고, 미국의 브런치에 비해 기름지지 않고 설탕이나 메이플시럽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주말 늦은 아침 가족들, 친구들와 밖으로 나와 카페에서 브런치에 커피를 마시며 여유롭게 시간을 즐기는 호주 사람들의 문화적인 특성까지 포함한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브런치
Brett Stone님의 사진. (아날로그 가든 매장과는 무관)

호주식 브런치를 전세계적으로 유행시킨 것은 시드니의 빌즈(Bills). 빌 그랜저(Bill Granger)라는 사람이 1993년에 오픈했으며, 현재 전세계적으로 19개의 지점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도 잠실과 강남에 2개의 지점이 있다. 일본에도 8개에 지점이 있는데, 이걸 보면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보인다.

2014년 10월 우리나라 잠실 롯데월드몰 1층에 오픈한 빌즈. 빌즈의 김잭 운영팀장이라는 분의 2018년 인터뷰를 보면 “호주의 브런치는 미국과 동일하게 달걀·샐러드·과일·버거·샌드위치 등을 사용하지만 그 외의 식재료에선 차이가 있다. 라임·레몬그라스·코코넛밀크·피시소스·고수·미소·고추장 등 아시안 식재료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라고 한다.

공교롭게도 우리나라에 호주식 브런치를 소개한 아날로그 가든과 빌즈 롯데월드몰점 모두 2014년 하반기에 오픈했다.


매장 입구

아날로그 가든

아날로그 가든 입구

아날로그 가든 구

시끌벅적하던 홍대의 밤이 지나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해진 서교동 골목을 걸으며 아침 일찍 찾아간 아날로그 가든. 오픈 시간에 맞춰 갔음에도 왠지 단골인 것처럼 보이는 외국인 남성 손님 한 명이 벌써 아침 메뉴에 커피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입구에서는 귀여운 달걀 캐릭터가 부지런한 손님들을 맞이한다.

영업시간

  • 월~금 09:00 ~ 18:00 / 주말 08:00 ~ 18:00
  • 음식 라스트오더 17:00
  • 음료는 마감까지

SNS

매장 특징

  • 비건 메뉴가 있다.(메뉴 이름 옆에 v표시) 하지만 베지테리언만을 위한 카페는 아니다.
  • 애견 동반 가능
  • 오전 10시 30분 전까지는 아침 메뉴인 ‘가든 에그스’만 주문이 가능하다.


메뉴 및 가격

이름 옆에 v라고 써있는 것이 비건 메뉴이다.


매장 분위기와 맛

아날로그 가든 내부. 말 그대로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아날로그 가든이라는 가게 이름에 걸맞게 매장 분위기는 우드톤의 상당히 네추럴하고 아날로그적인 느낌이다. 사진에는 다 담지 못했지만 가게 곳곳에 주인장의 취향을 알 수 있는 소품이나 인테리어적인 요소들이 많았다.

아일랜드 카페에서 일하다가 유럽식 브런치에 빠지게 되었고, 귀국하여 그런 느낌의 카페를 차렸다는 사장님의 인터뷰가 있다. 알고나서 다시 생각해보면 묘하게 그런 느낌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요즘에 워낙 다양한 카페들이 많아 이 곳의 인테리어가 더 개성이 있다거나 뛰어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오히려 너무 각 잡지 않은 덕분에 편안하게 앉아 음식과 커피를 즐길 수 있었다.

아날로그 가든의 아침메뉴인 가든 에그스
아날로그 가든의 아침메뉴인 가든 에그스

아쉽게도 10시 30분까지는 아침 메뉴인 가든 에그스밖에 주문할 수 없었다. 우리는 가든 에그스 하나에(7,900원) 아보카도를 추가하고(+4,000원) ‘폴브라운’이라는 커피와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너무 샐러드 같은 느낌이 날까 조금은 걱정했던 가든 에그스는 엄청 가볍지만은 않았고 간이 꽤 되어 있으며 매운 토마토 소스 때문에 살짝 매콤한 맛도 난다. 그래서 내 입맛에는 상당히 잘 맞았다. 양도 그럭저럭 이었는데 아보카도를 추가하지 않았다면 두 명이서 먹기에 부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의 후기를 보니 다른 메뉴도 엄청 궁금하다. 재방문하는 매니아층이 꽤 있는 듯.

추천 음료였던 폴브라운

음식이나 음료의 메뉴는 정기적인 리뉴얼을 통해 조금씩 변화를 주시는 것 같다. 폴브라운 역시 예전 메뉴판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커피. 추천음료라고 메뉴판에 써있어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일단 커피 잔이 상당히 독특하고 귀여운데, 원뿔형의 잔에 커피가 담겨 있고 하단의 받침대에 끼워 세워두는 식의 커피 잔이다. 지금 다시 봐도 탐난다. 선물용으로도 좋을 것 같다.

맛을 얘기하자면 진한 라떼맛. 핫 처럼 보이지만 핫은 아니고 미지근한 온도의 특이한 커피. 그래서인지 풍미가 더 부각되는 느낌인데, 핫 아니면 아이스에 길들여진 내 혓바닥은 적응하지 못했다. 여자친구는 정말 맛있게 마셨고, 다른 후기를 보면 긍정적인 편이다.


아날로그 가든 총평

아침 메뉴만 경험해본터라 아날로그 가든을 완전히 다 즐겼다기 보다는 찍먹한 느낌. 재방문 의사는 높지만 집에서 홍대, 합정이 가깝지 않아 슬프다. 워낙 평이 좋기에 이 근방에 갈 일이 있다면 다시 찾아가 다른 메뉴들도 먹어보고 싶다.

12~1시 피크시간에는 사람이 엄청 많다고 한다. 우린 오전 시간에 방문하여 조용하니 좋았지만 매장이 크지 않아 사람이 많을 경우 불편할 수 있을 것 같다. 피크 시간을 피해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홍대에 위치한 카페 치고 일찍 닫는 편이라 이 부분도 방문시 주의해야 한다. (18시까지 영업)

블로그 리뷰를 위해 아날로그 가든의 정보를 찾아보니 망고 플레이트나 구글맵, 트립어드바이저의 외국인 고객들의 리뷰에 사장님이 직접 정성스럽게 댓글을 다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다소 수고스러운 부분일 수 있지만 이 곳이 외국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또 다른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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