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23 JTBC 서울마라톤을 준비하며 나름대로 얻어간 소중한 마라톤 풀코스 팁들이 있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에 스스로 리마인드할 겸 이렇게 정리해보았다. 지극히 개인적인 것들은 제외하고 보편적으로 마라톤 완주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 위주로 정리하였으니 참고바란다.
마라톤 풀코스 꿀팁 5가지
1. 마라톤 전 날 식단 정말 중요하다
마라톤 전 날 유투브에서 배운대로 탄수화물을 신나게 때려 넣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정보겠지만, 장기간의 유산소 운동에는 단백질은 큰 효과가 없다. 탄수화물이 짱이다.
내가 먹은 식단은 스위트콘, 베이글, 바나나, 쌀밥, 소고기, 누텔라 정도 되는 것 같다. 내가 잘 소화하지 못하는 면류나 우유는 배제했다. 스위트콘이 좀 특이한데, 정석근 유투브 채널에서 말하길, 케냐 선수들의 주식이 옥수수라고 한다. 실제로 찾아보니 우갈리 혹윽 우가리라고 부르는 옥수수죽을 주로 먹는다고 한다.
이 옥수수를 먹어서 케냐 선수들이 잘 뛰는건지 구체적으로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옥수수가 아니더라도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이 중요하다는 것은 팩트일 것이다.
바나나의 경우, 칼륨이 많아 다리에 쥐가 나는 것을 줄여준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당일 아침 식단으로도 바나나를 활용했다. 이렇게 하루 전에 꾹꾹 눌러 채워둔 탄수화물이 다음 날 마라톤을 완주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2. 한 정거장 전에서 내려 화장실을 해결하자
마라톤 풀코스는 대기시간과 러닝시간을 합치면 SUB4 기준으로도 5~6시간 정도를 길에서 보내야 하는 긴 여정이다. 러닝 중간중간 이온음료와 물도 많이 마시기 때문에 화장실을 안 갈 수가 없는데, 당연히 대회장이 있는 지하철 역이나 대회장 내부에 있는 화장실은 줄이 너무 길어 가기가 힘들다.
내가 이 부분에 대해 정말 안일했는데, 좀만 참아보자는 생각으로 뛰다가 결국 20km 정도 지난 지점에서 주유소 화장실에서 5분 정도 기다려 해결을 했다. 내 경우 완주가 목표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 허용할 수 있었던 정도의 시간이지만, 기록이 목표라면 이 5분도 정말 아쉬울 수 있다.
대회가 끝나고 마라톤 관련 많은 후기 브이로그 영상들을 봤는데, 역시 짬바가 있는 분들은 상암 월드컵경기장역이 아니라 한 정거장 전인 마포구청역에서 내려 거기서 화장실을 해결하고 몸도 풀면서 대회장으로 걸어오더라. 다음 대회에 참여하게 되면 나도 무조건 이 방법을 사용할 듯.
3. 준비물은 미리미리
우의처럼 구하기 쉬운 준비물도 막상 당일에 사려고 하면 쉽지 않다. 편의점이 멀리 있는 경우도 있고, 마라톤은 대부분 주말 아침 일찍 시작하는데 요즘 몇몇 편의점은 새벽에 열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변수가 겹치다보면 러닝에 집중해야 하는 당일에 허둥지둥 대다가 열심히 준비한 대회를 망칠 수 있다.
이번 2023 JTBC 서울마라톤 대회 날도 전날 까지는 꽤 따뜻한 날씨였지만, 대회 당일에는 오전부터 비가 많이 내렸다. 일기 예보에 시간당 2mm 정도 내린다고 되어있어 우의를 미리 챙기지 않았고, 당일에 사려고 하니 여간 불편하고 번거로게 아니었다. 달리면서 체온이 올라오기 전까지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마라톤 대회 당일에는 물건과 몸만 챙겨서 대회장으로 바로 갈 수 있도록 적어도 하루 전 날에 모두 세팅해놓자. 그래야 마음도 편하고 무엇보다 몸이 편하다.
4. 진짜 마라톤은 30km 이상부터
지난 번 포스팅에서도 했던 얘기다. SUB3 이내의 초고수들이 아니면 30km 이후 정말 힘든 고비를 두 세번 만나게 되는 것 같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서는 고수들 조차도 버거워하는 구간이다. 이 때 잘 버티려면 초반에 페이스를 오버하면 안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몇 만명이 뛰는 대회의 뜨거운 열기와 앞선 의욕 등이 겹치다보면 평소보다 페이스를 더 오버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 진다. 나도 최대한 자제하려고 했지만, 중간중간 병목구간에서 답답해 인터벌하듯이 치고나간 적이 몇 번 있었다.
그 때 내가 지나쳤던 사람들 어차피 나중에 가락시장~수서IC 부근에서 만나게 되었다. 이 경험에서도 알 수 있듯 내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하면서 달리는 것이 장거리 러닝에서는 더 효율적이다.
5. 대회 전, 후 스트레칭을 확실히 하자
숙련자가 아닌 이상 풀코스 대회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야하는 당일 뿐만 아니라 2~3일 동안 다리가 묵직하고 무릎이 아프다. 나 당일에 지하철역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엄청 힘들었고, 다음 날 오전 바로 정형외과로 갔다. 무릎 주변에 문제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대퇴사두근의 방사통이 무릎으로 나타난걸로 보였다.
의사선생님 왈, 스트레칭을 잘 해줘야 빨리 낫는다고. 난 스트레칭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그 이후로 열심히 스트레칭 해주며 리커버리 하고 있고, 그 효과에 대해 몸으로도 체감하고 있다. 아래 이미지가 대퇴사두근을 스트레칭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