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한지 오래 되지 않았으나 이미 국내 라멘 애호가들 사이에서 유명한 라멘 가게 ‘라멘 보루도’에 방문했다. 서울을 대표하는 대다수의 유명 라멘 맛집이 합정과 홍대 라인에 걸쳐 있는데, 이 곳은 조금은 뜬금없게 느껴지는 종로 서순라길에 있다.
라멘 보루도는 돈코츠 라멘을 주력으로 하는 라멘 가게로, 일본 현지가 생각날 정도로 묵직한 국물 맛이 일품이라는 후기가 많이 있다. 가게 이름부터가 ‘BOLD’의 일본식 발음 ‘보루도’인만큼 컨셉에 충실한 가게다.
지난 후쿠오카 방문에서 라멘을 정말 맛있게 먹어서 한국에 와서는 어딜 가도 좀 아쉬움이 남았는데 라멘 보루도는 과연 어떨까 기대감을 가지고 찾아갔다.
↓ 내가 후쿠오카에서 정말 맛있게 먹었던 ‘하카타 잇코샤 본점’에 관한 후기는 아래 포스팅에 있다.
▶후쿠오카 여행 3박 4일 후기 1편 : 숙소 & 맛집
라멘 보루도 위치 및 영업시간
- 주소 : 서울 종로구 서순라길 123-8 1층 (종로3가역 7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 영업시간 : 11:00 ~ 20:00 (브레이크타임 16:00 ~ 17:00, 라스트오더 19:30)
- 정기휴무 : 매주 월요일
역에서 좀 떨어져있어 광화문~종로 생활권이 아니라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위치는 아니다. 그래도 창덕궁, 창경궁과 가까이 있어서 연계한 데이트 코스를 짜면 좋을 것 같다.
라멘 보루도에서 식사를 마치고 창덕궁 산책을 하며 소화를 시키고 다시 서순라길로 돌아와 커피나 술을 즐기는 코스를 추천한다. 아니면 안국 계동으로 향하는 것도 좋고.
요즘 정말 핫한 서순라길. 라멘 보루도를 방문한 이 날도 계속 이 주변을 왔다갔다 했는데, 요즘 같은 따뜻한 날씨라면 꽤나 부지런을 떨어야 원하는 가게에 들어갈 수 있겠더라. 확실히 이 작은 골목이 인기 있을 수 밖에 없는게 주말에는 차 없는 거리라 걸어다니기 편하고, 종묘 돌담이 고즈넉하니 예뻐 사진 찍기도 좋다.
이름처럼 묵직한 라멘 보루도

살짝 골목 안쪽에 있는데, 지도 보면서 가면 그리 어렵진 않다. 상당히 느낌 있는 외관이며 가게 규모는 작은 편이다. 미닫이문으로 되어있는 정문을 열고 들어가면 주문 키오스크가 나오는데 주문부터 하면 된다. 매장에 들어가자마자 느껴지는 꼬릿한 라멘 냄새.
우리는 가장 메인 메뉴인 보루도 카라이 라멘(12,000원)과 보루도 돈코츠 라멘(12,000원), 날개교자(4,000원)를 주문했다. 참고로 보루도 라멘의 쉐프님이 카레집 출신이라 ‘키마카레 마제소바’도 유명하다. (키마카레 : 다진고기를 넣고 수분을 날린 드라이한 카레)

내가 주문한 보루도 카라이 라멘이다. 사진만 봐도 입에 침이 고인다. 일본어 ‘카라이’의 뜻이 ‘맵다’라는 뜻이다. 이 카라이 라멘의 국물이 정말 끝내주는데 예상보다 그렇게 맵지 않고 신라면을 먹을 수 있는 정도면 누구나 먹을 수 있다. 맵다기 보다는 칼칼한 느낌. 집 근처에 있었다면 술 마신 다음 날 해장하러 자주 왔을 것 같다.
또 차슈가 기가 막힌데 한 덩이 건져서 씹다보면 부드러워서 입 안에서 사라진다. 멘마나 김, 반숙란도 좋았고.

보루도 돈코츠 라멘은 카라이 라멘에서 맵고 칼칼한 맛을 뺀 버전. 개인적으로는 칼칼한 맛이 빠지다보니 짠 맛이 부각되어 카라이 라멘 쪽이 더 취향에 맞았다. 반대로 여자친구는 일반 보루도 돈코츠 라멘이 더 낫다는 의견이었다.


교자는 그냥 교자. 물론 겉바속촉해서 맛은 있었다. 사실 처음 주문할 때부터 면을 추가했는데, 사진으로 느껴지는지 잘 모르겠지만 정말 많이 주신다. 거의 한 그릇 분량의 면을 주시는 것 같다. 처음부터 넣어주는게 아니라 사진처럼 라멘을 어느 정도 먹었을 때 따로 주시니 면이 불지도 않고 깔끔하게 먹을 수 있었다.
라멘 보루도는 라멘을 그리 즐겨 먹는 사람이 아니라면 불호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가게라고 생각한다. 짜다고 느낄 수도 있고, 맛이나 향에 있어서 이 정도면 한국에서는 꽤나 하드코어한 스타일일 것이다. 나는 원래 라멘을 좋아하고 강렬한 맛을 좋아하는 취향이라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다음 방문에는 소바를 한번 먹어봐야겠다.




손님이 꽤 있어서 내부를 제대로 찍지는 못했다. 가게는 전체적으로 심플한데 군더더기 없고 깨끗하다. 노포랍시고 지저분한 가게는 썩 좋아하지 않는데, 가끔 이런 깔끔한 업장을 보면 아주 반갑다.
입구 쪽이 통유리로 되어있어 햇살이 들어오는 느낌이 좋았다. 음식이 맛있으니 다른 것들도 다 좋아보이는 현상일까. 여튼 여러모로 재방문 하고 싶은 라멘 보루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