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고시마 여행을 추천하는 3가지 이유

업무가 여유로운 4월에 가고 싶었던 일본 가고시마 여행을 다녀왔다. 규슈 남부이자, 일본 본토 최남단의 중소도시로, 규슈에서 후쿠오카현에 이어 제 2위 현 자리를 놓고 구마모토현과 경쟁하는 곳. 아직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사쿠라지마’라는 화산 때문에 이색적인 자연 환경을 즐길 수 있고,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으로도 유명해 꼭 가보고 싶었다.

가고시마의 상징, 활화산 '사쿠라지마'
가고시마의 상징, 활화산 ‘사쿠라지마’

일본 내에서 인기있는 역사적 인물인 ‘사이고 다카모리’의 출생지. 이 사이고 다카모리는 2003년 탐 크루즈 주연의 메이지유신을 배경으로 한 ‘라스트 사무라이’ 속 등장인물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한국인인 내가 그의 이야기를 읽어봐도 흥미롭고 재미있는 부분이 많다. 아무튼 도시 이곳 저곳에는 사이고 다카모리의 동상과 그를 활용한 굿즈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사이고 다카리
가고시마의 상징적 인물 ‘사이고 다카모리’

나만 가고시마 여행에 만족한 것은 아니다. 일본 여행 카페인 ‘네일동’을 비롯해 여러 커뮤니티에서 가고시마는 항상 만족스러웠던 일본 여행지 순위권에 꼽힌다. 여러 부분이 좋았지만 크게 아래 세 가지 이유에서 가고시마 여행을 추천한다. 일본의 웬만한 대도시 여행은 섭렵한 사람들에게 특히.


가고시마 여행을 추천하는 이유

1. 음식이 맛있다. 미식의 도시 가고시마

일본에서 흑돼지로 가장 유명한 지역이자,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곳이다. 예로부터 축산업이 발달한 곳으로, 흑돼지 외에도 소와 닭 생산량도 일본 내에서 순위권이다. 검은 닭은 뜻하는 흑계는 흑돼지와 함께 가고시마를 대표하는 축산물이다.

다시 흑돼지 얘기로 돌아가보자. 가고시마 흑돼지는 정해진 기간 정해진 사료만 먹어야 제대로 인정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품질 관리가 철저하다. 그 사료에는 다름 아닌 ‘고구마’가 들어가는데, 이 고구마는 가고시마의 또 다른 대표적 식재료다. 아무튼 이 가고시마 흑돼지를 이용한 돈까스, 샤브샤브 등을 전문으로 하는 맛집들이 많다.

뿐만 아니라, 장어 또한 높은 양식량을 자랑하며, 녹차도 많이 재배된다. (장어와 녹차가 유명하다는 점은 내가 직전에 방문했던 여행지인 일본 시즈오카와 닮아있다.)

가고시마 흑돼지 돈까스 (가게명 : 아지노돈카츠 마루이치)
가고시마 흑돼지 돈까스 (가게명 : 아지노돈카츠 마루이치)

2. 한국인이 적다.

한국인에게 덜 알려진 일본 중소도시다.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의 대도시는 안그래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데, 요즘 역대급 엔저 현상으로 더 많아졌다. 한국인 관광객도 한 몫하고 있다.

가고시마는 이런 면에서 자유롭다. 가고시마를 찾는 한국인들도 거의 대부분 ‘골프’가 주목적이라 리조트와 CC만 오갈 뿐, 가고시마 시내에서 한국인을 찾기란 정말 어렵다. 상대적으로 적은 한국인 관광객 때문에 직항이 대한항공만 있다는 점이 유일하게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익숙함에서 벗어나 낯설고 새로운 환경에서의 경험이 여행의 매력인데, 확실히 현지인 비율이 높은 도시라 여행하는 그 맛이 난다. 다른 일본 도시들은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한국말에 괜히 신경쓰였던 경험 다들 있을 것이다.

이번 4박 5일 여행에서는 공항과 센간엔에서의 아주 잠깐을 제외하면 단 한 명의 한국인도 마주하지 못했다. 메이지유신이라는 서양과 관련된 이 도시의 역사적인 사실 때문인지 신기하게도 서양인 관광객 비중은 높았는데,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가고시마시의 시내라고 할 수 있는 '텐몬칸'과 트램
가고시마시의 시내라고 할 수 있는 ‘텐몬칸’과 트램

3. 한국과 가깝다.

인천공항에서 가고시마 공항까지 단 1시간 20분이다. 기내에서 영화 한 편 끝까지 못 보고 내렸다. 공항에서 시내(가고시마 중앙역, 텐몬칸)까지도 멀지 않다. 공항버스로 약 40분 남짓이다. 나처럼 비행기나 버스를 길게 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최적이다.

다만, 가고시마 공항에 내려 입국심사 하는데는 시간이 좀 걸리니 참고하길 바란다. 아무래도 많은 수의 관광객이 오가는 곳이 아니다 보니 입국심사 게이트 자체가 몇 개 열리지 않아 그렇다.

반드시 가고시마 IN – 가고시마 OUT을 고집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일본 여행 경험이 적은 사람은 후쿠오카로 들어와 구마모토와 가고시마를 같이 묶어 여행해도 좋고, 반대로 가고시마에서 후쿠오카까지 규슈 북부로 올라가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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